일곱 개의 보물을 간직한 칠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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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용화사 옆 계곡을 따라 등산로를 오른다.
1930년경 리기다소나무 조림지를 조성해 서울대에서 칠보산 학술림으로 관리하고 있는 칠보산은
계곡부에서 활엽수로 천이가 진행되고 있으며 끈끈이주걱, 통발 등 습지식물과 칠보치마 등 희귀식물이 자란다.
생태복원을 위해 줄을 쳐놓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계곡은 숲이 무성하다.
비가 내리지 않아 물기 없는 나무들 옆에서 맥문동, 백도라지, 원추리가 반갑다.
고즈넉한 등산로에 물 흐르는 소리 대신 매미 소리가 한여름의 정취를 더하고 있다.
아까시 나무 천 그루가 심겨진 곳에 이른다.
아까시 잎을 떼어내며 장에 간 엄마를 기다리던 추억이 떠오른다.
아까시 파마를 한 아이는 계단을 오르며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는다.

아이는 어느새 어머니의 모습으로 바뀐다.
 

“옛날 옛날에 팔보산에는 여덟 개의 보물이 숨겨져 있었대.
그 보물은 산삼, 맷돌, 잣나무, 황금수탉, 호랑이, 사찰, 장사,
금 이렇게 여덟 개였단다. 어느 날, 도둑이 황금 수탉을 훔쳐
가려고 수탉에 손을 대는 순간 마른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쳤지. 도둑은 놀라 도망치고 황금수탉은 보통 닭으로 변해
죽고 말았어. 그 뒤로 여덟 개의 보물 중 하나가 없어졌다
해서 칠보산으로 불리게 된 게야”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처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는 칠보산(七寶山)은 안산시 사사동과 수원시 호매실
동 · 당수동 · 오목천동, 화성시 매송면에 남북 방향 구조선
을 따라 산지를 형성하고 있는 239m의 낮은 산이다.

소나무 길이 펼쳐진 산 능선을 걸으며 화성시 매송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다.
어천저수지 주변에 논밭이 펼쳐져 있다.
저 멀리 수원 방향으로는 광교산 아래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가 숲처럼 산을 에두르고 있다.
누군가 만들어놓은 새집 근처에서 곤줄박이가 재잘댄다.
둥지를 틀 큰 나무, 집이나 창고의 빈틈이 별로 없는 도시에서 박새, 곤줄박이 등
작은 새들은 새로 지은 아파트들 사이에서 집을 장만하기 어려운 서민들처럼 주택난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내려오는 길, 아파트 옆 텃밭 고랑에서 자라는 가지와 고추를 보며
사람을 좋아하는 새 곤줄박이를, 칠보산의 전설을,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를 생각한다.
신선영 명예기자 _ woghkah@hanmail.net / 사진 김진형 명예기자 _ econoji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