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신비 '학교 숲'에서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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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교과서를 찾고 싶다면,
교실 밖을 나와야 한다.
작년에 이어 2년째 학교 숲에서 생태수업을 진행하는 석호초등학교를 찾았다.
일 년에 두 번, 전 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생태수업은 풀뿌리환경교육센터 생태안내자들의 강의로 학교 안에서 이뤄진다.
각 반을 두 조로 나눠 15명 이내 소규모로 이뤄진 수업은 자연을 관찰하고 노는 체험식 교육으로 진행됐다.
석호초등학교는 생태수업을 하기에 환경적으로 풍족한 요건을 가진 곳이었다.
역사가 깊다보니 학교 곳곳에서 다양한 나무와 꽃, 식물들을 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오름숲도 학교와 연결되어 있어 훌륭한 교육장소로 이용되고 있었다.
5학년 학생들의 생태수업을 옆에서 지켜봤다. 교실 밖으로 나오니 아이들 표정에 생기가 돌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루페(확대경) 하나씩을 나눠주니, 호기심에 가득차서 주변 자연물을 가깝게 들여다본다.
손지연 생태교사가 거미에 대해서 배운다고 말하자 적극적인 아이들은 풀숲 밑에 있는 거미줄을 찾기 시작했다.
손 교사가 무당거미를 찾아 보여주자 아이들이 신기한지 가까이 모여들었다.
불규칙그물, 깔때기그물 등 거미의 종류만큼 거미줄 모양도 다양했고, 거미줄 없이 살아가는 거미도 많았다.
거미줄은 강철보다 5배가 강해서 ‘바이오 스틸(Bio Steel)’이라는 신기능 섬유소재 개발에도 쓰인다는 설명을 들으니, 자연의 신비가 그저 놀랍게 느껴졌다.

 



풀숲을 관찰하다 행운처럼 새끼거미들을 지키는 어미거미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작은 곤충들이 거미줄에 걸렸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어미거미가 자식을 지키려고 꼼짝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곤 작은 탄성을 질렀다.
거미가 무섭다며 벌벌 떨며 제일 뒤에서 따라오던 여자 아이들도 어느덧 거미의 눈과 입을 루페로 이리저리 관찰하고 있었다.
생태수업에서 아이들은 자연에서 신나게 노는 법도 배운다. 줄 하나만 있어도 생태와 관련된 수십 가지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둥글게 손을 잡고 서 있는 상태에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엉킨 줄을 풀어가는 방법을 함께 고민했고, 나무에 실로 이어 놓은 거미줄을 빠져나오는 놀이도 했다.
아이들은 거미줄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바닥을 기거나 점프를 하면서 창의적으로 움직였고, 거미가 된 술래는 아이들을 잡기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처음에 유치하다며 빼던 아이들도 막상 놀이를 시작하니, 바닥에 뒹굴거리며 깔깔거리기 시작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거미줄 놀이를 할 때, 거미에게 잡힐까봐 아슬아슬하게 마음 졸이던 시간이 재미있었다.”며,
“루페를 사용해 8개나 되는 거미 눈을 찾아보고, 거미줄이 길게 나오는 모습을 본 것도 정말 신기했다.”고 했다.
지난학기부터 석호초 생태수업을 진행했던 최은영 씨는 “요즘 아이들은 밖에서 실컷 놀 일도 별로 없는데, 자연에서 같이 곤충이나 식물을 채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서로 보여주고 배려하게 된다.”며, “학교 안에서 꾸준하게 이뤄지는 생태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서로 나누고
협동하는 삶을 몸으로 체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보림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