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전문가 '숲의 도시 안산'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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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뒷산 중앙공원 가는 길,
꾀꼬리가 경쾌한 소리로 호로록! 운다. “후박나무의 원산지는 일본 목련”이며, “등나무 잎은  여러 장처럼 보이지만 햇빛을 효율적으로 받기 위해 잎가락이 여러 겹으로 분화한 한 장의 겹잎”이라는 박병권 교수의 이야기에 수강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인다.

지난 5월, 안산시 여성비전센터에서는 자연과 숲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한 생태체험 강의 ‘봄바람, 숲 아카데미’가 4회에 걸쳐 진행됐다

 

 


아시아 최장의 시화방조제가 만들어지자 호수의 물이 썩고 물고기들이 떠올랐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호수를 살리기 위해 뛰어들었고 긴 노력 끝에 시화호가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겨울철 대송습지엔 큰고니 수백 마리가 날아와 방송에서는 시화호를 ‘백조의 호수’라고 소개했었죠. 시화호
남측 간척지인 대송단지 내에 있는 대송습지는 해마다 15만 ~ 20여 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들며 ‘철새들의
낙원’으로 알려지며 철새탐조 관광지로 자리잡아가고 있어요. 철새는 시베리아에서 우리나라를 거쳐 뉴질
랜드로 이동합니다. 우리나라 갯벌은 철새들이 쉬어 갈 중간기착지로 매우 중요합니다.
이곳은 철새들에게 중요한 먹이 서식처가 되었으며 다양한 조류들의 주요 번식장소가 되었습니다. 대송습지
와 인근 지역에서 250종의 조류가 관찰됐고, 이 가운데는 원앙과 큰고니, 흑두루미 등 18종의 천연기념물과
안산의 시조인 노랑부리백로, 참수리, 황새 등 21종의 멸종위기조류가 포함돼 있어요.
죽음의 호수라는 오명을 버리고 생태계의 보고(寶庫)가 된 시화호는 자연이 만들어준 환경 교과서라고 해
도 과언이 아닙니다. 삶의 방식, 가치관, 목표가 각기 다른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시화호
유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시민 여러분이 관심을 갖고 신중한 논의가 이루어지
기를 바랍니다.


도시의 숲은 대부분 단조롭고 식물의 구성도 단순해 숲의 존재 가치를 인정할만한 여유가 없는 공간으로
여겨왔습니다. 그러나 점차 숲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면서 숲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자연자원이자
문화적 〮 사회적 〮 정서적 생산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도시숲은 환경보전, 완충, 미세기후 발생 및 조절, 경관구성, 재난방제, 보건휴양, 역사와 문화, 교육과 여가 등
의 기능을 합니다. 그중 높은 밀도의 인구집단에 대한 순화적 기능을 발휘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학교의 입구를 숲으로 꾸며놓으니 학생들이 정서적 안정을 느끼며 훌륭한 인재로 자랍니
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는 도심 속 거대한 숲입니다. 도시의 허파로 인해 시민들은 활기가 넘치고 건강하지
요. 식물의 증산작용으로 수증기를 내보내 열과 먼지를 분산시키고, 호수는 바람을 일으킵니다. 호숫가를 손
가락 모양의 장상지로 만들면 산책로가 길어져 사람들이 부대끼지 않고 여유롭게 걸으며 정서적 안정을 찾
게 됩니다.
노란 양지꽃은 가운데를 비워놓고 사방팔방으로 뻗으며 둥글게 핍니다. 작은 꽃들이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낸 패턴입니다. 끊임없는 대화를 통한 양보와 타협으로 만들어낸 집단의 지혜인 것이지요. 느티
나무의 아래쪽 가지는 돌려나기 형태로 가지를 뻗어 햇볕을 확보하고, 중간부분은 양쪽으로만 길게 뻗으며,
맨 위쪽은 성글게 자라 아래쪽으로 해를 분산시킵니다. 가지들이 서로 양보하며 배려합니다. 숲의 틈은 나무
들이 나누는 대화인 셈이죠.
세상의 모든 생물들은 자기가 가진 절반을 개미나 곤충, 인간에게 아낌없이 줍니다. 그럼으로써 영원한 생명
을 얻어요. 풀과 나무에게서 인간은 나누고 배려하면서 공존하는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자연과 사람이 어우
러져 살아갈 때 우리의 삶은 풍성해지지 않을까요?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은 0.74℃ 올랐는데, 우리나라는 그 두 배인 1.5℃가 올랐습니다. 현재 기
후변화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구온난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지구 전체 표면적의
3%에 해당하는 도시에서 전 세계 에너지사용량의 80%를 사용하고 있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환경전문가들은 ‘환경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이 아니라 미래에 살게 될 아이들에게 빌린 것’이라는 것
을 인식하고 환경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지구를 걱정하는 첫 세대로서 우
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지구와 자연과 인간이 공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식량 〮 에너지 〮 물 절약과 자립이 필요해
요. 이제 우리의 생각과 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단순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의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는 소비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안산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국 최초로 지역에너지 자립도시를 선언하고 태양
광 발전소 설치, 녹색에너지 시민 펀드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자연에너지로서의 숲의 도시,
벌과 나비가 날아들고 사람이 모여드는 숲의 도시에서 살 자격이 있는 시민이 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입니다.
갈대습지공원에는 1급수에만 사는 수달 가족이 살고 있고, 시화호에는 철새가 쉬어가는 등 다양한 생물종들
이 숲의 도시로 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 우리가 준비할 차례입니다. 인간을 치유하는 동시에 생물의 서
식지인 숲의 도시를 만드는 주인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 신선영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