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가 익어가는 섬, 대부도… 국가대표 와인 ‘그랑꼬또’의 유혹에 빠지다

은은한 황금빛에 과일향 물씬, 화이트 와인 ‘청수’ 인기… 해산물과 잘 어울려


제457호(2018.8.22.)

본문


 

바닷길을 가르며 12.7km를 달렸다. 해질 무렵 바닷바람은 시원했고, 산 너머 바다로 떨어지는 서해바다 석양은 붉디붉었다. 수도권 2천 만 명의 새로운 휴식처로 떠오르고 있는 대부도. 그곳엔,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살아 숨 쉬는 생명이 있으며 또 시시때때로 다양하게 변하는, 석양빛을 꼭 빼닮은 와인 ‘그랑꼬또(Grand coteau)’가 있다. ‘대부(大阜,큰 언덕)’라는 이름 속에 ‘공(功)들이고 정(情)들이고 맛들인’ 국가대표 와인 ‘그랑꼬또’를 경험했다.​

 

안산시 지원으로 시작…

이젠, 시 브랜드 이미지에 큰 기여

대부도 와인의 역사는 최초로 포도나무 캠벨얼리 50주를 심었던 195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97년부터 대부도 농가들이 모여 공동으로 포도즙을 생산하던 중 2000년에 안산시 농업기술센터의 자문과 예산을 지원받아 그린영농조합(대표 김지원)을 만들었다. ‘제대로 된 국산 와인을 만들어보자’는 도전이었다. 2001년 처음으로 와인을 생산해 2년 동안 숙성시킨 후 2003년 9월 ‘그랑꼬또’라는 브랜드로 세상에 내보냈다. 첫 해의 생산량은 2천 병, 국산 와인이 생소하던 시절이라 판매가 쉽지는 않았지만 우여곡절끝에 전량 판매가 되긴 했다.

김지원 대표는 “당시 국내 와인시장이 크지도 않았고 국산와인은 더더구나 생소했다.”며 “와인에 대해 배울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100명 중 한두 명을 제외하곤 모두 반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래도 강행했고, 인내와 끈기로 버텼으며 이제 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랑꼬또’는 최근 몇 년 전부터 국내외 각종 상을 휩쓸며 인지도를 높였고, 덩달아 매출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아시아 와인 콘테스트에서 잇달아 은상을 수상한 데 이어 마침내 2017년에는 금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지난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과실주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진가를 인정받았다. 매출도 안정적으로 늘었다. 2015년부터 공급하고 있는 광명동굴에선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최근에는유명 포털사이트 온라인 술 판매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지원 대표는 “안산시의 지원으로 시작된 그랑꼬또가 이제는 거꾸로 안산시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아시아와인협회에 소속되어 있는 국내 유일의 와인이자 영어와 독일어로 소개될 만큼 세계적인 교류도 앞장서고 있는, 명실상부하게 한국 와인을 이끌

어가고 있는 국가대표 와인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김지원 대표>

 

 

미네랄 풍부한 토양과 해풍,

천혜의 포도생산지 대부도

‘그랑꼬또’의 성공은 양질의 포도와 김 대표의 노력이 융합돼 이루어졌다. 무엇보다, 대부도는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과 비교적 강우량이 적은 뜨거운 열기, 서해안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적당한 습도, 낮과 밤의 큰 일교차 등 포도나무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조건(일명 테루아)을 모두 갖춘 천혜의 포도 재배지역이다. 거기에 김지원 대표의 와인에 대한 열정과 ‘절대 실패해선 안 된다’는 절박함이 더해져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대부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로 농협에서 근무했던 김지원 대표는 1993년에서야 농사를 시작한 늦깎이 농부였다. 포도 농사를 짓던 김 대표가 와인을 공부하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초창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독일로 이탈리아로 프랑스로 미국으로… 전 세계 어디든 와인이 있는 곳은 다 찾아다녔다. 그렇게 공부했고, 배운대로 써먹었으며, 더 나은 방법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했다.”는 김지원 대표. 그는 “와인 품질의 70%는 포도밭에서 결정되고 사람의 정성과 열정 그리고 좋은 기술이 30%”라고 단언하며 “이제 어디 내놔도 절대 기죽지 않을 만큼 자신감이 생겼다. 자연 그대로의 정직한 맛과 향으로 세계에서 통하는 와인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와인생산협회 회장인 김 대표는 공인된‘마스터 소믈리에(master sommelier)’이기도 하다. 이는 와인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전 과정을 알아야 받을 수 있는 것

으로 농업, 포도농사, 양조기술, 와인 테스팅 그리고 교육까지 모두 가능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극히 제한된 자격이다. ‘그랑꼬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요인인 것이다.

 

요즘 대세는 ‘화이트’와 ‘스파클링’…

청포도로 만든 ‘청수’ 인기

현재 ‘그랑꼬또’는 레드, 화이트, 로제, 아이스 등 9가지 종류가 생산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최근에 개발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청수(靑水)’에 대한 기대가 높다. 청수는 농촌진흥청이 1993년 생식용 품종으로 개발한 청포도 품종으로 추위와 병에 강하며 당도가 20브릭스에 이를 만큼 높아 소​​믈리에들로부터 화이트 와인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부도에서 직접 농사지은 청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있는 김지원 대표는 “은은한 황금빛에 과일향이 물씬 나는 청수는 절제돼 있으면서 다양하고 풍부한 과실의 아로마가 뛰어나고 세련된 청량감을 포현하며 유질감과 미네랄이 동시에 은은하게 느껴진다.”며 “차갑게 드시면 더욱 좋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인 고재윤 경희대 교수는 “과일향이 풍부하며 산뜻하고 가볍다. 깔끔하다. 알코올, 산도, 당도, 향 등의 밸런스도 탁월하다. 생선회, 생선요리, 게찜, 대하 등과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김지원 대표는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부터 조합원들로부터 전량 구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약 100톤 규모의 포도를 등급제를 통한 공개수매로 구입할 계획으로, 점차 노령화되어 가고 있는 농촌의 현실에서 노동력은 줄이면서 소득은 보장될 수 있는 양조용 재배방법을 보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앞으로 품목 수는 줄이고 가격 경쟁력은 높이는 선택과 집중 전략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외국산이 95%를 차지하고 있는 와인 시장을 20년 이내로 외국산 50% 대 국산 50%로 맞추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2세대도 키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안정된 기업체를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문의 : 그린영농조합(032-886-9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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