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알아보는 이들의 편안한 안식처

안산 독립 서점 ‘무늬책방’ 이야기


시정소식지 제490호(2021.5.27)

본문


“개성이 가득 담긴 공간에는 그 개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잖아요.

책방에 오는 분들이 있다는 건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니까 인정받는 기분이 들어요” 

 

책방지기의 감각과 취향이 가득 담긴 독립서점이 마을의 소소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상록구 사동 골목 구석에 커피와 꽃, 책이 그려진 귀여운 간판이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 처음 문을 연 독립 서점 ‘무늬책방’이 노란 꽃잎처럼 고개를 내밀고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은 책방지기가 직접 보고 고른 책들을 판매하는 큐레이션(curation, 소비자가 찾고자 하는 제품을 개인 취향과 생활 패턴에 맞춰 전문가가 직접 선별해주는 서비스) 서점이자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마을의 소소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는 무늬책방은 코로나19로 한국에 들어오기 전까지 이탈리아에서 가이드로 일했던 박무늬씨가 직접 운영하는 책방이다. 이곳에서 취향이 통하는 사람들과 느슨하게 만날 수 있다.

무늬책방에 들어서면 하얀색 배경의 책방에서 책방지기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책과 사진, 소품, 드라이플라워가 정성껏 장식돼 있다. 통창 너머로는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쬔다.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사장님은 조용하지만 친절하게 오가는 손님을 환대하고 흰 벽을 둘러싼 개성 있는 책들은 이 공간의 진짜 주인인 듯 손님에게 슬쩍 말을 건넨다. 책들 사이사이에는 책방지기가 직접 손 글씨로 적은 추천 코멘트가 적혀있어 낯선 독립 출판물도 즐겁게​ 만나볼 수 있다.

20살 이후로 한 곳에 1년 이상 살아본 적이 없다는 박무늬씨는 “이곳을 운영하면서 묶여 있는 삶이 생각보다 재밌다”며 “내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있고 그분들과 얇지만 넓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일상이 훨씬 충만해졌다”고 말했다.

‘무늬책방’에서는 와인, 책읽기, 글쓰기 등 각종 모임이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열린다. 책방지기인 그녀는 이 모임을 통해서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를 가진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고 했다.

박무늬씨는 “책 하나를 갖고 얘기해도 생각하는 것과 거기서 얻게 되는 것이 모두 달랐다”면서 “모임을 통해서 말하는 법을 다시 배웠고 반성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현재 ‘무늬책방’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4명 정원의 글쓰기 모임과 와인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상황이 나아지면 독서 모임과 독립 출판클래스도 열 예정이다.

그렇다면 작은 독립 서점에서 책방지기는 어떤 기준으로 책을 큐레이션 할까?

그녀는 “유명한 작가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참신한 책,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도 시대에서 비껴 있는 작품, 작가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하려고 노력한다”며 “가끔 책을 추천해 달라고 물어보시는 손님들이 있는데 그럴 때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책방지기 무늬씨가 만들어가고 싶은 ‘무늬책방’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그녀는 화려한 콘셉트의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부드럽고 질리지 않는 공간을 꿈꾼다고 했다.

책방지기 바람대로 ‘무늬책방’은 동네 사람들이 부담 없이 들러 가볍게 책을 읽고 가거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새로운 책을 소개받고 책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과 별말 없이 서로 유대감을 나눌 수 있는 작은 공간. 인터넷으로 순식간에 책을 주문할 수 있는 시대에 동네 서점의 존재 이유를 무늬책방에서 찾아본다.

 

송보림 명예기자 treehelper@daum.net

 

무늬책방

 

주 소 : 안산시 상록구 네고지3길 12

운영시간 : 월~금(수요일 휴무) 12시30분~20시30분

주말 11시~19시

홈페이지 : patternbooks.imweb.me

문 의 : 무늬책방(0507-1475-0042)